제목 변동성 : 공포 또는 탐욕 - 3편2017-12-2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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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훈(대한투자증권 경제연구소)

변동성의 추정(Ⅱ) :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

우리는 흔히 주가를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라 표현한다. 여기서 '미래 현금흐름' 이란 단어에 주목해 보자. 이는 현재 주가에 미래의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주가가 경기에 선행한다' 는 표현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미래를 알기 위해 과거 가격보다 현재 가격이 보다 중요할 수 있다. 


  

만약 시장에서 형성된 옵션의 현재가격이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한 가격이라면 B/S 모델을 이용해 변동성을 역으로 계산할 수 있다. 즉,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역사적 변동성을 추정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한 옵션의 시장 가격으로부터 역으로 변동성을 산출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산출한 변동성을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이라 한다. 옵션 시장 가격에 내재되어 있는(또는 암시되어 있는) 변동성이란 뜻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옵션시장 참여자들이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주식시장의 위험 정도라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거래되고 있는 옵션의 시장가격에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있으므로, 옵션의 시장가격으로부터 산출한 내재변동성 또한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한 변동성이라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내재변동성이 역사적 변동성과 다른 점이다. 역사적 변동성은 과거 가격으로부터 추정하였으나, 내재변동성은 현재 옵션의 가격으로부터 역으로 산출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옵션시장 참여자가 생각하고 있는 변동성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내재변동성은 과거 자료로부터 추정된 역사적 변동성보다 옵션 시장 분위기를 더욱 잘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3]은 04년 12월 동시만기 이후 내재변동성과 역사적 변동성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내재변동성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내재변동성이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역사적 변동성과 내재변동성 간의 양(+)의 스프레드(내재변동성-역사적 변동성)는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옵션시장가격이 역사적 변동성으로 추정된 이론가격보다 높게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옵션 매수자들이 지불하는 추가적인 프리미엄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옵션 매도자에게는 이러한 추가적인 프리미엄이 주된 수익원이 된다. 그러나 항상 내재변동성이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높지 않다.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내재변동성은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낮게 형성될 것이다. 

둘째, 내재변동성은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등락폭이 크다. 이는 옵션 시장가격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이다. 즉, 옵션시장가격에 옵션시장 참여자들의 향후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내재변동성에도 옵션 참여자들의 향후 변동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내재변동성은 옵션 참여자들의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으므로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등락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내재변동성이 항상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등락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사건을 옵션시장 참여자들이 일회성 재료로 판단하여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내재변동성의 등락이 오히려 작을 수도 있다. 

셋째, 내재변동성에도 일정한 지지선과 저항선이 있다. 국내 옵션시장의 과거 내재변동성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대략 40%가 저항선인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다면 내재변동성의 저항선에 변화가 예상되나, 가격 그 자체의 지지선, 저항선보다 견고한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 변동성과는 달리 내재변동성은 옵션시장 참여자들의 향후 변동성에 대한 대략적인 예측치 또는 기대치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제 내재변동성의 이용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내재변동성을 콜옵션의 내재변동성과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으로 구분해 추이를 살펴보면 옵션시장 참여자들의 주식시장 전망을 파악할 수 있다. 콜 내재변동성은 주식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치이며, 풋 내재변동성은 하락에 대한 기대치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 주식시장 전망이 가능하다.  

만약 옵션시장 참여자들이 주식시장 상승을 예상한다면 콜옵션 가격은 상승할 것이고, 콜의 내재변동성도 상승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식시장의 상승 기대감이 크다면 콜옵션 가격의 상승, 풋옵션 가격의 하락으로 콜 내재변동성은 풋 내재변동성에 비해 클 것이다. 


 

따라서 콜 내재변동성이 풋 내재변동성보다 크다면 우리는 주식시장의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선물시장의 시장 베이시스 해석과 유사하다.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인 시장 베이시스도 선물시장 참여자들의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치라 볼 수 있는데, 만약 시장 베이시스가 플러스(+)(콘탱고)라면 선물시장 참여자들의 상승 기대감이 큰 것이며, 만약 마이너스(-)(백워데이션)라면 하락 기대감이 큰 것이다. 따라서 콜 내재변동성과 풋 내재변동성의 교차를 이용해 주식시장의 향후 전망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콜 내재변동성과 풋 내재변동성이 모두 하락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것, 소위 '박스권 장세' 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때 옵션 매수전략은 잠시 유보할 시점인 것이다. 

둘째, 내재변동성을 이용해 옵션의 고평가, 저평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역사적 변동성은 옵션의 이론가격을 산출하기 위한 이론적인 변동성이며, 내재변동성은 시장에서 형성된 변동성이다. 따라서 역사적 변동성과 내재변동성을 비교해 옵션의 고평가, 저평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즉, 내재변동성이 역사적 변동성보다 크다면 옵션은 고평가, 반면에 내재변동성이 역사적 변동성에 비해 작다면 저평가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내재변동성과 역사적 변동성의 차이만을 가지고 고평가, 저평가 여부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역사적 변동성과 내재변동성의 상대적인 차이에 주목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셋째, 내재변동성에도 지지선과 저항선을 이용한 기술적 분석이 가능하다. [그림 4]에서 내재변동성은 40%대가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40%대가 영구적인 저항선은 아닐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희망 또는 공포가 확연히 드러날 때, 내재변동성 40%대 상향돌파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옵션 매수자들은 내재변동성 40% 대에서는 일단 이익실현을 고려하는 전략이 바람직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내재변동성이 40%대에서 강한 저항을 받고 있어 추가적인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옵션가격의 상승 탄력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옵션 매매에 임하기 전에 최근에 형성된 내재변동성의 지지선과 저항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