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시스템매매에 대한 단상2018-01-0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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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트레이딩에 관한 문의를 사상최강 사이트를 만든 시점부터 꾸준하게 받은 듯 합니다.

많은 문의를 받다보니 몇몇 공통점이 관찰되더군요. 그래도 조금 먼저 매를 맞아본 사람입장에서 문답을 정리해 봅니다.

1. 시스템트레이딩은 무엇인가?

시스템트레이딩은 "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한 매매 방식입니다. "트레이딩 시스템"이란, 매매 시 진입과 청산을 하기 위한 일련의 조건들과 위험 및 자산관리 방식을 정의해 놓은 규칙 또는 변수의 집합체입니다. 사람대신 컴퓨터에 이를 프로그램화하여 자동매매를 하게끔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 시스템트레이딩을 할 수 있는 대상은?

가장 효율적인 대상은 Kospi200 선물의 데이트레이딩입니다. 옵션, 주식, 기타 파생 상품 등으로 확장이 불가능한것은 아니지만 항시 유동성이 풍부하고 위험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단은 선물 데이트레이딩으로 한정하겠습니다.

3. 시스템트레이딩을 했을 때 기대 수익은?

선물 시스템은 보통 추세시스템과 비추세시스템으로 나뉩니다. 두개의 시스템을 두 계좌에서 선물 한 계약씩 각각 운용한다고 가정할 때, 년 단위로 한 시스템 당 1,000만원 수준의 수익이 발생하면 아주 훌륭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단순하게 생각하면, 선물 한 계약 당 1년에 40포인트 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대 수익을 산정한 근거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하죠.
선물 한 계약으로 년간 기대 수익이 40포인트라면, 월 3포인트가 좀 넘는군요. 월 10포인트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그냥 손매매하시는 것이 낫겠습니다.

4. 시스템트레이딩의 승률은?

추세시스템과 비추세시스템의 승률은 많이 틀립니다. 비추세 시스템은, 70~80%까지 승률을 높일 수 있지만 매매 건당 기대 수익은 그만큼 낮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추세시스템은, 승률이 40% 전후인것이 대부분입니다. 어찌보면 추세를 잡는 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패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라 운용에 따른 고통도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추세 장을 만나게 되면 짧은 시간내에 년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합니다.

5. 시스템트레이딩의 장단점은?

시스템트레이딩을 손매매와 비교하여 설명하는 글들이 많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트레이딩 시스템을 사람이 하느냐 혹은 컴퓨터가 하느냐의 차이입니다.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은 나름대로의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원칙과 기준이 바로 트레이딩 시스템이고, 이것을 코딩 작업을 통해 컴퓨터로 매매하느냐 아니면 사람이 손으로 매매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몇가지 차이가 발생합니다.
첫째, 사람은 감정이입이 쉽게되고 본성 상 통제가 거의 불가합니다. 컴퓨터는 감정이 없습니다. 정해놓은대로 일체의 망설임없이 실행합니다.
둘째, 컴퓨터가 나를 위해 매매를 해준다면 시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시스템트레이딩을 망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남는 시간동안 컴퓨터가 매매하는 것을 보면서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전략을 교체하는 등 손을 대게 됩니다. 컴퓨터 시스템에 손을 대는 순간부터 시스템트레이딩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세째, 컴퓨터는 시킨 일만 하는 일꾼입니다. 사전에 입력해 놓은 것외에는 사람과 달리 그 어떤 추가적인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사회 직장 생활과 다르게 큰 장점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합니다. 사람에게는 복합적이고 창조적인 두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연 불규칙한 시장속에서 인간의 두뇌는 효율적이 될 수 있는 것인가...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논란은 있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랜덤에 가깝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아니, 설사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우리가 그 속에 존재하는 규칙을 찾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잘 맞는듯한 규칙을 찾은것 같아도 그것이 유지되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경험해왔고 앞으로도 경험할 것입니다.
요즘 TV광고를 보니까 계곡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를 잡아먹기 위해 입을 벌리고 있는 곰이 있었습니다. 물속에는 연어 천지이건만 곰은 물속을 허우적대고 헤엄치며 연어를 잡기위해 힘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서서 기다리다가 입근처로 튀어 오르는 연어를 덥썩 물어갈 뿐입니다.
그리 뛰어난 두뇌회전이나 창조성 또는 운동력이 필요치 않아도 되는 것이 이와 비슷하다 생각듭니다.

6. 내가 가진 매매 조건을 모두 프로그램화 할 수가 있는가?

안다면 행동할 수 있어야 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화가 가능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럽니다. "내가 알고 매매하는 방식이 있는데 도저히 표현을 할 수가 없어서 시스템으로 하는 것은 포기해야 겠어!"
이게 과연 맞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표현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확히 모른다는 것 아닌지요. 정확히 모르는 것을 기준으로 매매를 한다면..글쎄요.
자신이 알고 있는 또는 자신의 매매방식을 프로그램화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 이전에 과연 그 방식이 효율적인지 검증해보는 것이 순서같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죠.
우리가 매매를 할때, 단 3가지의 조건을 가지고 한다고 가정합니다. 미국선물/간밤의 미장/야선 결과/투자자동향/상방/하방/지지/저항/5이평/20이평/스토캐스틱/볼린저밴드 등등 수많은 신호나 지표 또는 기준중에서 단 3개만 가지고 하는 아주 단순한 매매라고 가정한다는 겁니다.
그들을 각각 a, b, c라고 하죠. 이들을 조합하기 위해서는 and 와 or 조건이 추가가 되겠죠. 그러면 총 5가지 조건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이들로 구성이 되는 경우의 수가 몇가지가 될까요? 72가지입니다.
단 3가지 조건만 가지고도 경우의 수가 72개입니다!
과연 얼마나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여야만 틱단위로 전송되는 가격창과 차트를 보면서 이 경우의 수를 적용시키고 판단을 하며 진입과 청산을 정해진 원칙에 맞게 할수 있을까요?

3가지 조건만 가지고도 보통의 머리로는 따라 잡을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너무도 복잡 다단한 로직이라서 표현이 불가하다는 그것!!! 보통 사람의 머리를 가진 저로서는 빅뱅이론보다도 이해 불가입니다.

시장의 규칙을 찾는 것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고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자만하며 덜 영리하게 매매하는 자들로 부터 이익을 취하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파생매매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7. 시스템매매를 시작하려면?

뜬 구름 잡는 소리를 듣고 싶은게 아니시라면, 시스템트레이딩이 가능한 계좌를 먼저 만드십시오.
프로그래머 출신이라면, 비교적 손쉽겠지만...이 경우는 예외 처리하겠습니다.
경험 상 대신증권의 툴(사이보스 트레이더와 사이보스 플러스)이 가장 쓸만하고 쉬우며 책자도 잘 되어 있습니다. 이들을 다운받고 설치하는 과정 같은것에 대해서까지는 답변드리지 않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검색하시고 고객센터에 문의하시고 직접 해보시기 바랍니다.

8. 시스템매매가 필요한 사람은?

재야의 고수 중 한 사람으로 불리던 남봉대군이라는 사람이 2013년 7월물 만기일 5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해당 매매결과를 캡처해서 매매일지에 올려 둔것을 저도 보았습니다.
막대한 자금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 있지 않는 이상, 방향성을 맞추는 것은 고사하고 이 시장에서 손실제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세상에는 싸이코패스처럼 뇌속에 특수물질이 과다 또는 과소하여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범위를 뛰어넘는 파생매매의 달인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닌 듯 합니다.
보통 사람들인 우리는 생명과도 같은 재산의 손실에서는 감정적으로 절대 자유로울 수 없고 이것은 매매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매일마다 총알을 장착한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을 즐기는 분들은 예외하고, 직장인이건 전업투자자이건 무관하게 컴퓨터 시스템에 의거한 매매를 하는 것이 어차피 평생직업으로 이 길을 선택한 상황이라면 옳다고 봅니다.

9. 시스템매매를 하려면 많은 지식이 필요한가?

시간이 지날수록 안쓰는 지식이라는 것은 잊혀지게 마련입니다. 저도 매매지식이라는 측면에서는 5년전 또는 10년전이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조잡한 기법들에 불과했지만요.
성인이 되서 장학퀴즈같은 것을 보면 놀랄때가 많습니다. 고등학생 아이들이 어쩌면 그렇게 박학다식한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식이란것은 지혜를 만들어 내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요. 시공간의 한계성때문에 체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간접 경험하게끔 하는 행위가 체계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 생활을 하기 위한 모든것은 이미 유치원때 다 배웠다는 말이 있듯이, 파생매매를 하기위해 정말 필요한 것들은 원론에 있습니다.
화려해 보이는 기교나 기법에 현혹되지 말고, 원론에 대한 지식을 다시금 익히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10. 매매의 성배는 존재하나?

시스템매매를 하더라도 항상 들어 맞는 성배와 같은 공식은 없습니다. 적어도 제게는 없습니다.
시스템매매를 하게되면 밤을 새면서 확률 높은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24시간 꿈속에서도 생각을 합니다. 불현듯 어떤 기법이 떠올라 백테스팅을 해보고는 절망감에 빠집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가 백테스팅에서 수익 그래프가 우상향을 그리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는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전에서 고배를 마십니다.
이런 것이 일반적인 시스템트레이더가 겪는 과정입니다.
그 이후에는 어떤 순서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닌것을 버리게 됩니다.
어느 시기가 되면,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으려하는게 아니고...하지 말아야 할 매매방식을 버리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할 매매방식을 버리다보면 수익은 서서히 쌓이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자산관리쪽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일정 계약수의 단순 운영에서 벗어나 또 다른 시스템매매의 세계에 진입하게 됩니다.

11. 시스템매매를 하게되면 매일 수익이 발생하는가?

시스템매매의 주요 실패 원인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매일마다 수익을 확인하는 것 말입니다.
극초단타매매(hft)를 구사하는게 아닌 이상 데이트레이딩이라고 해도 매일 수익을 발생시킬 수는 없습니다.
시장에서 시스템매매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의 계좌를 보면 수십주 연속 수익이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수십주 연속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매매 초기에는 매일...아니 실시간으로 시스템 화면을 열어두고 가슴 졸이며 쳐다 봅니다. 이것을 잘 극복하면 이제 하루에 한번 정도 종가만 점검하게 됩니다. 이것도 극복을 하게되면 일주일에 한번...그 이후는 몇달에 한번...
저같은 경우는 시스템매매 컴퓨터엔 아예 모니터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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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매매를 한다는 것은 내가 시장앞에 겸손해 진다는 뜻입니다.
나는 모른다는 겁니다.
예지력이 있고 시장을 잘 알수 있는 분들, 또는 절제된 합성을 통해 수익을 꾸준히 내는 분들은 지금 하고 있는 방법대로 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