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변동성 : 공포 또는 탐욕 - 4편2017-12-2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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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훈(대한투자증권 경제연구소)

연율화 된(annualized) 변동성의 수정 : 기간변동성

옵션 투자자에게 최대 관심사는 만기 시점의 코스피200 지수인 최종결제가격일 것이다. 만기 시점의 최종결제가격만 알 수 있다면 어느 행사가격의 옵션이 내가격이 될지 알 수 있으므로 옵션 매매로 돈 벌기는 '누워서 떡먹기' 만큼이나 쉬어질 것이다. 그러나 만기 시점의 최종결제지수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정말이지 신의 영역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변동성을 이용해 만기시 최종결제지수를 일정 범위로 추정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던 변동성 정의 중 두 번째 정의를 다시 한 번 기억해 보자. 즉, 변동성은 기초자산 가격(코스피200 지수)이 얼마나 변할 수 있을지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이 정의에 따라 우리는 역사적 변동성 또는 내재변동성을 이용해 만기 시점의 코스피200 지수를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한 가지 수정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역사적 변동성과 내재변동성은 향후 1년 뒤의 가격분포를 설명하는 연율화된(annualized) 변동성이다.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우리가 내재변동성(또는 역사적 변동성)이 40%라고 말할 때, 이는 연율화된 변동성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이는 우리가 금리를 말할 때와 유사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국채 수익률이 5%라고 말할 때, 특별한 언급이 없는 한 이는 연간 수익률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율화된 변동성은 만기 시점의 코스피200을 추정하는데 있어 상당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옵션 투자자가 알고 싶은 것은 만기 시점의 코스피200이지 1년 뒤의 코스피 200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1년 뒤의 코스피200 가격분포보다는 1개월 뒤 또는 하루 뒤의 가격 분포에 더욱 관심이 있다. 코스피200 옵션의 만기는 1개월 단위로 도래하므로, 1년 뒤의 가격 분포를 설명하는 연율화된 변동성으로는 만기 시점의 코스피200 추정이 힘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연율화된 변동성을 옵션의 잔존 기간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는데, 이렇게 수정된 변동성을 기간 변동성이라 한다. 기간변동성은 다음과 같은 공식을 이용해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옵션 만기까지 잔존기간이 10일 남은 시점에 역사적 변동성은 17.33%, 콜 내재변동성은 30.24%, 풋 내재변동성 은 33.60% 라 하자. 

위의 공식을 이용해 기간 변동성을 계산하면 코스피200의 기간 변동성은 9.png

콜 기간 변동성은​  

풋 기간 변동성은  

이 된다.

이 때 연율화된 변동성에 비해 기간 변동성이 작다는 점에 주목하자.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예를 통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1년 뒤의 주가 변동이 클 것인가, 아니면 바로 내일의 주가 변동이 클 것인가? 당연히 1년 뒤의 주가일 것이다. 내일의 주가는 대략적으로 예측도 가능하고, 최대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도 한정되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는 가격제한폭이 있어 주가가 하루에 움직일 수 있는 최대 폭이 정해져있다. 그러나 1년 뒤의 주가는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이 보다 더 클 것이다. 지난 2001년 9. 11 테러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6개월 만에 약 100% 상승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100% 상승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만기가 다가오면서, 즉 옵션의 잔존기간이 줄어들면서 만기시 코스피200지수에 대한 예측의 정확성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범위도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기간 변동성은 연율화된 변동성에 비해 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림 5]는 2004년 9월 동시만기 직후인 9월 11일부터 05년 3월 24일까지 연율화된 변동성과 기간 변동성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기간변동성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즉, 기간 변동성은 최근월물로 거래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만기가 다가오면서 지속적으로 하락, 만기시 최저치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기간변동성은 옵션의 첫 거래일에 가장 큰 값을 가지고 만기가 다가오면서 꾸준히 하락하며 만기 시점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일정한 규칙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규칙성이 옵션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코스피200이 변동할 수 있는 폭이 작아진다는 기간 변동성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기간 변동성이 옵션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작아진다는 점은 외가격(OTM) 옵션이 내가격(ITM)옵션으로 될 확률이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옵션의 시간가치 잠식효과(Time Decay Effect)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옵션의 가치는 시간가치와 내재가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간가치는 만기가 다가오면서 급속히 하락하고 만다. 따라서 옵션의 내재가치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옵션의 시간가치 하락으로 옵션 가격도 하락할 수밖에 없으며, 외가격 옵션이 행사될 확률도 작아지는 것이다. 

코스피200 옵션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즐겨 사용하는 전략은 옵션 매도전략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전략이 스트래들 매도(Short Straddle), 또는 스트랭글 매도(Short Strangle) 전략이다. 기관투자가는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기간변동성은 만기가 다가오면서 하락한다는(옵션의 시간가치가 하락한다는) 이론적인 배경을 가지고 옵션 매도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