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변동성 : 공포 또는 탐욕 - 6편2017-12-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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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훈(대한투자증권 경제연구소)

변동성과 심리지표(Sentimental Index) :VIX(Volatility Index)

우리는 변동성을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Fear)라고 정의 한 바 있는데, 만약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고 있는 공포를 수치화 할 수 있다면 시장 판단 및 전략 수립에 무척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요구로 개발된 지표가 변동성 지수(Volatility Index)이다. 즉, 변동성 지수는 내재변동성을 이용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적 공포를 수치화한 지표인 셈이다. 변동성 지수는 심리적 공포를 수치화했다는 의미에서 '투자자들의 공포 측정치(Investor fear gauge)' 라 불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변동성 지수로는 S&P100(OEX) 옵션의 내재변동성을 계산해 만든 VIX와 NASDAQ100(NDX) 옵션의 내재변동성을 계산해 만든 VXN이 있다. 특히 VIX는 1993년에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서 발표된 이후 가장 오래된 변동성 지수로 자리 잡고 있다. 

VIX는 등가격을 중심으로 바로 위아래 행사가격 콜옵션과 풋옵션의 최근월물과 차근월물을 대상으로 각각 4개씩 선택해 총 8개 옵션의 내재변동성을 이용하여 계산하며, VIX 계산에 이용된 내재변동성이 옵션투자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공포 측정치로 불리는 것이다. 실제 VIX가 40을 넘어서는 수준에서 투자자들은 심리적 공황을 느끼게 되고, 종종 투매에 동참한다고 한다.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는 1993년에 처음으로 VIX를 제공한 이후 매일 실시간으로 VIX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VIX는 1986년까지 소급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VIX의 장기 추세를 살펴보면 VIX는 주기적으로 고점(spike)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1987년 블랙 먼데이(Black Monday) 당시 VIX가 172. 8%까지 급등하는 등 고점이 크게 나타날수록 큰 사건들과 연관되어 있다. [그림 7]은1999년 이후 VIX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7]에서 볼 수 있듯이 VIX는 주기적으로 상승을 보이면서 장기적으로는 40%를 고점으로 형성하고 있다. 지난 미국의 911테러 당시에도 큰 고점을 기록하며 시장 참여자들의 극단적인 공포를 반영한 바 있다. 

변동성이 시장 참여자들의 탐욕과 공포를 대변하고 있으나, VIX는 시장 참여자들의 탐욕보다는 공포를 측정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다시 말하면 증시 상승기에 나타날 수 있는 투자자들의 흥분, 탐욕보다는 증시 하락기에 나타나는 공포를 알아보는데 더욱 유용하다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탐욕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공격적인 주식투자로 연결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공포는 한 순간에 나타날 수 있다. 주식시장의 위험이 감지되면서 두려움은 순식간에 공포로 변하면서 투매로 연결되는 것이다. 

VIX가 탐욕 보다는 공포를 더욱 잘 표한다는 점은 [그림 8]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그림 8]은 2001년 1월 이후 VIX와 S&P500 지수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S&P500 지수가 급락할 당시 VIX가 고점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S&P500 지수의 상승에는 그다지 뚜렷한 고점 형성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VIX는 투매 국면 판단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VIX가 지수에 대해 선행성이 없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VIX를 통해 과거 특정 시점이 투매 국면이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으나, 현재 VIX 수준을 가지고 향후 투매 국면(바닥 국면)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주식시황을 읽다 보면 VIX에 대한 언급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VIX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바닥에 근접했다는 등의 시황 코멘트를 종종 접할 수 있다. VIX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말은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뜻이므로 역으로 주가는 바닥권에 이르렀다는 의미인 것이다. 전략적으로 판단할 때 이제는 주식 매수를 준비해야 할 단계라는 뜻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변동성 지수인 VIX는 일종의 심리지표(Sentimental Index)인 것이다. 대개의 경우 심리 지표는 지수 움직임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추세 반대론자에 의해 선호되고 있다. 추세 반대론자(Constrain)는 '대중은 항상 틀리다' 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하면 '대다수 사람들이 특정 방향의 시장 추세에 동의한다면 그러한 의견은 틀린 것이다' 라는 기본 가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지수 움직임과 반대 방향으로 거래를 행한다. 한편, VIX는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를 수치화해 보여 준다는 점 이외에도 변동성에 대한 적절한 헤지 수단을 제공해 준다는 장점도 있다. VIX선물은 04년 3월 상장되어 변동성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